미국 콜로라도 주도인 덴버 니폰칸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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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마 가쿠(本間学, 1950~) 선생

홈마 가쿠(本間学, 1950~) 선생은 아이키도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植芝盛平, 1883~1969)의 마지막 내제자이다. 14세 때부터 아이키도에 입문하여 우에시바 큰선생의 사망 시까지 내제자 생활을 하였다. 1976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로 이주, 1978년 독립도장인 니폰칸(日本館)을 창설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홈마 선생은 니폰칸 창설 당시부터 매달 노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등 지역 봉사 활동을 전개했다. 2001년에는 아이키도의 정신에 기초한 인도주의 봉사단체인 AHAN(Aikido Humanitarian Active Network)을 창설, 그 범위를 세계로 넓혀 태국, 미얀마, 방글라데시, 필리핀, 네팔 등에 학교를 세우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에 대해 UN, 콜로라도 주지사, 덴버 시장 등은 다수의 표창을 수여하였다.

대한합기도회는 홈마 선생이 2005년 처음 한국을 방문하면서부터 니폰칸 및 AHAN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윤대현 회장은 홈마 선생과 함께 멕시코 및 네팔 레인저 부대에서 지도한 바 있다.

 


아이키도 니폰칸을 방문하다.

지난 1월 17일 방학연수를 하는 학생들을 인솔하고 미국을 방문하였다. 로스앤젤러스를 거쳐 콜로라도에 위치한 대학들을 방문하기 위해 덴버로 향했다. 콜로라도 주는 미국 중서부지역을 관통하는 로키산맥이 통과하는 지역에 위치하여 자연경관이 뛰어 난 걸로 유명하다. 콜로라도의 주도인 덴버도 해발 1600km에 위치해 1년 내내 서늘한 날씨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봄이 한창지난 6월까지도 눈발이 휘날리는 곳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덴버에 위치한 콜로라도 주립대학을 방문한 후 호텔에 투숙하자마자 습관처럼 그 지역의 아이키도 도장을 검색하였다. 대략 도장이 3개 정도 검색이 되는데 그중에서 니폰칸이라는 아이키도 도장이 눈에 들어왔다. 내용을 열어보니 “ Gaku Homma(가쿠 홈마)”라는 이름이 눈에 띄었다. 윤선생님으로부터 자주 듣던 유명한 선생으로, 창시자로부터 직접 아이키도를 배웠다고 들었다. 한번 방문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윤선생님께 먼저 연락을 드렸다. 덴버에 출장을 왔는데 우연히 도장 검색을 하다 보니 홈마 선생의 도장을 발견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한번 방문해도 괜찮겠냐는 의견을 드렸다. 바로 윤선생님의 답이 왔다. 아주 좋은 기회라면서 방문해서 안부를 전해달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식당에 우동 종류가 아주 맛있다는 말씀을 덧붙여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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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폰칸 도장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

도장에 도착해 보니 일본식 식당을 겸하고 있는 도장은 식당과 도장을 오후 5시에 문을 연다는 스케쥴 표시만 있고, 아무 인적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너무 일찍 방문했기 때문에 주차장에서 약 1시간 정도를 서성이며 기다렸다. 우선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회원들이 미리 와서 주차장에서 시간이 될 때까지 도장에 들어가지 않고 기다리는 모습이 조금은 의아했다. 그렇지만 자세한 사항은 물어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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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내부모습

5시 되어서야 식당의 문이 열렸다. 식당은 마치 일본전통 박물관과 흡사했다. 일본에서 사용했던 골동품은 모두 식당에 전시를 해놓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은 상당히 어두웠다. 특이한 것은 식당 손님이 들어오면 웨이터나 웨이트레스 중에 한사람이 일본말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손님이 입장한 것은 환영한다는 의미 같았다. 그러면 주방 안에 있는 모든 직원이 복창을 하는 것이었다. 식당은 비교적 손님이 아주 많아 보였다.

식사를 마치고 같은 건물에 붙어 있는 도장을 방문하였다. 문을 열자마자 요란스런 벨 소리가 났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내가 우선 놀랐다. 사무실에 미국인 여성이 나를 쳐다보았다. 명함을 건네면서 한국에서 왔는데 도장 방문을 하고 싶어 왔다고 하였다. 경계하는 표정이 너무 역력했다. 바로 한국의 윤선생님의 제자라고 말하자 그때야 표정이 매우 호의적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그리고 한국에 방문한 적이 있다면서 윤선생님, 신사모님을 이야기하며 친절하게 도장을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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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폰칸 도장 내부모습

도장을 들어가기 전 신발 벗는 공간에 통나무 의자가 몇 개 놓여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도장을 들어서자 그 규모가 너무 커서 깜짝 놀랐다. 우리 본부도장의 세배는 족히 되는 것 같았다. 수련하는 사진을 한 장 찍어도 되겠느냐고 했더니 찍으라고 하면서도 흔쾌히 허락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그래서 초점도 맞추지 못하고 사진 한 장을 빠른 속도로 찍었다. 선입견으로 볼 때 미국이라 훨씬 자유스런 분위기를 예상했으나 우리 도장보다 훨씬 분위기가 경직되어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이 도장도 수련시간이 다양한데 홈마선생은 맨 마지막 시간에 나온다고 하였다. 당시 내 스케쥴이 바로 돌아가야 하는 일정 때문에 홈마선생을 뵙지 못하고 발을 돌려야 했다. 잠깐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사무실에서 만난 여성(나중에 홈마선생의 부인이라는 말을 들었음)이 홈마선생은 전 세계를 다니면서 강습회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마 비록 미국의 중소도시에 위치한 도장이지만 규모가 세계적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우리도 지평을 넓혀 국제화가 되는 때가 올 것을 기대하면서 돌아왔다. 한국에서 선생을 꼭 보고 싶어 한다는 말도 함께 전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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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에 만난 윤준환 사무국장, 홈마 가쿠 선생, 윤대현 사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