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달인은 어떻게 가르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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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기도 창시자의 수련모습

 

여우가 고양이에게 자랑을 하고 있었다.
“나는 도망가는 기술을 백가지 알고 있어!”
고양이는 몹시 부러워하며 “나는 뛰어 오르는 것 하나 밖에 몰라”
그때 굶주린 늑대가 달려왔다.
고양이는 재빨리 나무 위로 뛰어 올라갔지만 여우는 어떤 기술로 피할까 생각하다가 늑대에게 잡혀 먹히고 말았다는 『이솝우화』가 있다.

 

최고의 실력을 가진 달인이 있었다. 적을 이기는 기술을 수도 없이 알고 있다. 칼을 든 적이 어떤 공격을 해와도 달인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칼로 베어 들어오듯 하나의 공격에 수많은 대응 방법을 터득한 사람이다. 우리는 그를 달인이라 부른다.

달인이 가지고 있는 산처럼 많은 기술을 제자에게 모두 가르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두 보여주고 그것을 제자가 알고 있다고 해도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의 기술일 뿐이다. 고양이가 가지고 있는 하나보다 못한 것이다. 스승은 제자가 어디에서든 생명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스승의 의무다.

 

칼싸움이 없는 현대에 와서는 제자가 가진 나쁜 습성이나 버릇 때문에 사회에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을 경계하도록 지적한다.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달인은 자신의 기술을 최대한 단순하게 정리한다. 몇가지 안되는 형태로 만들기도 하는데 그것을 가타(型) 혹은 구미타치(組太刀), 또는 몇가지 안되는 기본기이다.

 

합기도(Aikido)에서 일교(一敎)라고 하는 기술은 매우 단순하지만 수많은 경험을 하나의 기술로 축소시켜 놓은 것이다. 검술에서 내려베는 기리오토시(切り落とし)는 단순한 표현이지만 많은 기술을 함축하고 있다. 나카야마 하쿠도(中山博道)와 같은 달인이 표현하는 검도도 그렇고 가노 지고로(嘉納治五郞)가 표현하는 유도도 마찬가지이다. 베고 찌르는 것이 전부인 매우 단순한 검술이 실제에서는 천변만화(千變萬化)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유도도 단순하지만 합기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고착기(관절기) 몇가지와 던지기 몇가지가 고작이다. 그렇게 단순화 시킬 수 있었던 것은 제자를 가르치기 위한 달인의 노력이 아니면 불가능 한 것이다.

보통 하수(下手)들은 별것 아닌 것을 가지고 많이 있는 것처럼 보이려 한다. 수 많은 검법(劍法)을 만들고 그것이 실제로 사용가능한 것인지도 모른채 여우처럼 외우고 있어야 한다. 가타(型)를 예로 들면 하나의 가타는 가상의 공격유형에 대응하는 기술을 내포하고 있다. 만약 가타만 연습하면서 동작마다 대응하는 상대기술이 없다면 쓸모없는 춤사위로 시간만 낭비하는 것과 같다.

 

다시 달인의 기술로 돌아가 보자. 매우 유용하고 실제적인 달인의 기술이 가장 핵심적인 축약의 과정을 거쳐 단순화 시킨 것은 제자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해 보이는 한가지 기본 기술이 실전에서는 여러가지로 변화를 일으키면서 수많은 기술로 늘어난다. 그래서 단순해 보이는 일교 한가지 기술을 가지고도 끝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수많은 기술은 단순해 보이는 하나의 기본기로 축약되고 그 하나는 다시 수많은 변화와 응용으로 표현된다.

 

기술이 많다고 하는 것은 제자의 기억력만 테스트할 뿐 이야기속 여우와 같은 사람을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기본기를 철저히 해야 하는 것은 수많은 변화에 대응한 완벽을 위한 것이다. 수련시간에 임하는 선생은 몸풀기(체조)를 통해서 제자의 컨디션 상태를 살펴 오늘은 무엇을 가르칠건지를 결정한다.

스승은 산처럼 많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 가르칠 때는 제자의 능력에 따라 한사람 한사람 필요한 만큼만 가르치며 스피드와 포인트를 달리한다. 여우처럼 수많은 지혜를 고양이처럼 단순하게 표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달인의 지혜다. <글; 윤대현 대한합기도회장 www.aikid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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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처럼 수많은 지혜를 고양이처럼 단순하게 표현 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달인의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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