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범総師範*의 지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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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고바야시도장 신문에 올라온 성주환 지도원 글
총사범総師範*의 지도법
★고바야시 도장에서 고바야시 야스오 선생의 직함

 

매년 전일본합기도연무대회全日本合気道演武大会의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수련생들은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 사범의 영상을 찾아 공부하며 즐긴다.

하지만, 최근 개인적으로는 개성 만점이었던 창시자의 직제자들 연무가 점점 줄어드는 한편, 획일화된 화려한 연무들로 채워지는 경향이 강해져서 안타깝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고바야시 사범은 변함 없이 자신의 것을 지키고 있다. 다른 사범들의 산뜻한 연무 옆에서 일견 수수한 기본기만을 매년 빠짐없이 연무하고 있다. 존경할 만한 모습이라고 마음속 깊이 생각하고 있다.

나는 내년에 본인의 도장을 열 계획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와 같이 단순히 자신의 수련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이라도 더 아이키도를」이라는 명제가 가능하도록 노력해야할 입장이 되었다.

아이키도에 입문한지 20년, 지금까지 나 자신의 실력 향상에만 매진한 나로서는, 다른 사람이 아이키도를 좋아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다. 이에 다른 지도원들과 얘기를 나누면 항상 같은 결론이 나왔다.

고바야시 총사범처럼

2년 만에 고바야시 총사범이 한국을 방문하여 강습회를 하였다. 80세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총사범은 여전히 건강하고 젊었고 지도방법 또한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1) 다 함께 준비운동을 한다.
2)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기술을 묻는다.
3) 사람을 지명하여 기술을 시켜본다.
4) 설명은 전혀 하지 않고, 그저 직접 몸으로 시범을 보인다. 학생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
5) 학생의 기술을 직접 받는다.
6) 이런 흐름 속에서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총사범이 나를 상대로 하여 허리던지기를 보였을 때, 키 180cm에 체중 90kg의 거한인 나를 가볍게 업은 채로 수차례 앉았다 일어나기를 하신 다음 퐁 하고 던졌다. 이 모습에 모두들 놀라워하면서 웃었다. 80세라는 나이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총사범은 설명 없이 그저 직접 보여주실 뿐이었다. 나중에 들으니 던져지던 나도 활짝 웃고 있었다고 한다.강습회장에서는 10여 년 이상 수련한 사람부터 반 년이 채 되지 않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다. 그들을 상대로 해서 너무 어려운 기술도 너무 쉬운 기술도 해선 안 된다. 총사범은 절묘하게 그 밸런스를 잡고 있다.검은띠인 학생들은 레벨이 높고 멋진 기술을 배우길 바란다. 하지만 총사범은 거꾸로 기본기를 중심으로 가르친다. 처음에는 실망하던 사람도 곧 자신이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걸 절감하고 반성한다.초심자는 아직 뭐가 뭔지 모른다. 바로 그래서 기본기를 중심으로 가르친다. 기본기이므로 초심자도 기분 좋게 흉내 낼 수 있다.

참으로 「기본의 중요성」을 말없이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총사범은 학생들이 세세한 동작에 신경 쓰기 보다는, 크고 힘찬 동작을 할 것을 우선한다. 일견 겉보기에는 수수하지만, 탄탄한 기본의 속은 경지가 깊고, 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총사범의 이번 연무 당시 수신受け身에 자신 있는 3명이 나섰지만 「모든 것이 예정대로」 바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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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사범에게 잡히는 순간 격렬한 원심력과 구심력에 휩쓸리는데 이게 정말 괴롭다. 하지만 보는 사람들로서는 즐거운 광경이니 총사범의 피술자受け 역할을 하는 것은 「내가 바보가 되어 모두를 즐겁게 하리라」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하지만 혹시라도 총사범의 수수한 기술을 느껴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안전벨트 없이 롤러코스터에 한 번 타보시오」라고. 기본기는 무섭다.

나는 최근 본인의 블로그에 총사범의 자서전 「나의 길, 아이키도」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있다. 2004년에 처음 출판된 당시에도 총사범의 허락을 얻어 번역했으나, 12년이 지난 지금 완전히 다시 쓰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아이키도는 물론 다른 무도를 하는 이들에게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화려한 미사여구는 없지만, 강요하지 않고 담담하게 「자신이 걸어온 길을 얘기한다」는 것이 오히려 아이키도의 역사와 정신을 한국인이 이해하도록 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또한 「아이키도의 역사적 증인」으로서도 총사범은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창시자와 2대 도주의 기술과 정신을 그대로 전수하는 기회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이런 점에서 고바야시 총사범이 현재 8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강하고 젊게 현역으로서 지도한다는 것은 대단히 기쁘고 감사할 일이다.

이렇게 온종일 걸려 글을 쓰고 있자니 왜 나에게 「총사범의 지도법」이란 테마로 기사를 쓰도록 하신 이유를 짐작하게 되었다.

총사범은 내가 당신의 지도법을 정리하여 이것을 내년에 열 예정인 도장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아이키도를」이 가능하도록 활용할 것을 바라신 것은 아니었을까. 만일 그렇다면 총사범의 깊은 배려에 감사할 따름이다.

고바야시 총사범님, 정말 감사합니다.

대한합기도회 성주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