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합기도, 역사를 어떻게 왜곡했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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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사를 왜곡하는 방법

 

역사를 왜곡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허위(虛僞)를 사실인 것처럼 적는다. 둘째, 중요한 사실을 숨긴다(이 경우, 여러 사실 중에서 역사를 왜곡하는 자에게 유리한 것만 나열하고, 불리한 것은 빼 버리는 일이 많다.). 보통은 이 두 가지를 결합해서 사용한다.

 

Hapkido계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자기네 무술의 이름과 역사를 왜곡했다. 나는 이 과정에서 제일 주목해야 할 부분이 合氣道라는 무명(武名)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못을 박고 시작한다. Hapkido를 ‘사이비 合氣道’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 시작도 끝도 ‘무명(武名)’에 있다. Hapkido계에서 사이비라는 치부를 감추기 위해 제시하는 여러 가지 논리에 혼란스러울 수 있는데 그럴 때마다 ‘무명(武名)’에 집중하자.

 

  1. Hapkido계는 역사를 어떻게 왜곡했나(1) – 허위 적시

 

Hapkido계에서는 ‘일본 合氣道, 한국 合氣道’라는 거짓 프레임(인식 틀)을 만들었다. 프레임의 힘은 강력해서 그 안에 들어가면 생각의 폭과 방향이 무의식중에 크게 제한을 받는다.

 

몇 가지 예를 든다.

 

“합기도(HAPKIDO, 合氣道)의 모체는 신라의 대동류합기유술(大同流合氣柔術**)로써 합기도와 아이기도(AIKIDO, あいきどう)의 근간이 되었다. 한국의 합기도는 해방 이후 최용술에 의해 태동(胎動)하여 형성(形成)되었고, 그의 제자들에 의해 유지·발전되었으며, 일본의 아이기도는 우에시바 모리헤이(稙芝盛平***, 1883~1969)에 의해 시작(始作)되었다. (중략) 그리하여 한국의 합기도와 일본의 아이기도는 유사한 점도 있지만 각자 상이한 특성을 가지고 다른 무도로 정착되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이다.”

* 황종대·이진택·주동진, 『호신 합기도의 이해』, 2014, p.25.

** 大東流의 오기(誤記).

*** 植芝盛平의 오기(誤記)

 

이런 그림을 연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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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총각(武田惣角)**이 가전되어 오던 비전을 외부로 전하게 되면서 일본에서는 합기도(AIKIDO), 한국에서는 합기도(HAPKIDO)로 발전해 왔다.”

* 박동윤, 『합기도 백과사전 입문편』, 동문출판기획, p.6.

** 무전총각(武田惣角)=다케다 소가쿠

 

“합기도는 흔히 일본무술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분명히 한국의 합기도는 일본 합기도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대동류합기유술(大東流合氣柔術)이라는 고류유술(古流柔術)에서 독자적으로 갈래진** 것이다.”

* 박정진, 「[박정진의 무맥] (24) 일본에서 다시 돌아온 화랑무예 합기도」, 『세계일보』, 2010.2.16,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0/02/16/20100216002847.html

** ‘갈라진’의 오기(誤記)로 보인다.

 

이런 그림을 연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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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Hapkido 관련 자료를 읽는 사람은 ‘일본에도 合氣道가 있고 한국에도 合氣道가 있는 것’으로 오해하기 십상이다. 독자의 인식에서 合氣道가 ‘일본 것’과 ‘한국 것’으로 분리되는 것이다.

 

소위 ‘한국 合氣道(한국형 合氣道, 한국식 合氣道라고 부르기도 함)’라는 프레임을 만든 다음 “①合氣道라는 무술이 있었는데 일본의 Aikido와 한국의 Hapkido로 나뉘었다.”, “②아니다. 대동류합기유술에서 일본 合氣道, 한국 合氣道가 각각 떨어져 나왔다.”, “③아니다. 한국 合氣道는 일본 合氣道의 영향을 받아서 시작되었는데 발차기 같은 기술을 도입하여 독창적인 무술로 발전했다.”라는 식으로 갑론을박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렇다. 분리가 더욱 심해진다. 나아가 ‘엉뚱한 무술에 合氣道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 근본 문제인데 시선이 다른 곳으로 분산되며, 사람들이 한국에도 合氣道가 있다는 거짓을 은연중에 받아들이게 만든다.

 

‘일본 合氣道’와 ‘한국 合氣道’가 따로 존재한다는 프레임은 명백한 거짓이다. 合氣道는 우에시바 모리헤이(植芝盛平) 翁이 창시한 것이 유일하다.

 

그렇다면 이 거짓 프레임은 왜 필요할까. 이유는 ‘일본 合氣道’와 ‘한국 合氣道’로 나눠 놓아야 Hapkido계에서 ‘한국 合氣道’라고 말하는 자기네의 역사를 입맛대로 바꾸는 일이 쉬워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