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합기도 명칭 논란에 대한 입장 정리

1980년대 부터 국내 출판된 합기도교본
1980년대 국내 출판된 합기도교본

 


국립국어원에서 합기도는 일본의 아이키도를 한국식으로 표시한 것이라 하였습니다. 
일부에서 운동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합기도와 아이키도를 다른 무술로 구분지어야 한다는 말은 개인적인 관견(管見)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에 합기계 유술을 처음 소개한 최용술 선생께서도 직접 일본에서 배워왔다고 평소 말씀하셨으니, 한국 전통 무술이라는 주장은 어리석은 제자들의 날조입니다.

무술의 기원과 기술,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이 다른데 기존의 무명(武名)을 도용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재일 유학생 시절 공수도를 배운 최홍희 총재는 자신이 연마했던 무술의 기술과 철학이 기존의 것과 차별을 가지면서 발전해 갈 역량을 가지게 되자, 태권도로 명칭을 과감히 변경하였습니다. 아마 그러한 중대 결심이 없었다면 태권도는 존재하지 않고 “OO관 공수도”로 명맥만 겨우 유지했을지도 모릅니다.

또 空手道를 두고 ‘Gongsudo’와 ‘Karate-do’는 다르다는 해괴망측한 주장을 하는 이도 있었을 법 합니다. 사실 지금 합기도(Hapkido)의 상황이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만약 운동의 기술적 바탕과 추구하는 철학적 가치가 다르다면 지금이라도 빨리 명칭을 바꿔야 할 것입니다.

한국인이라면 고유명사 合氣道를 합기도로 발음하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고유명사에 대해서는 원어의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한자 문화권에서는 자국의 방식대로 발음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東京을 ‘도쿄’라고 읽는 것이 원칙이고 ‘동경’이라고 읽을 수도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부연하자면 영문 표기가 ‘Tokyo’이지 ‘Donggyeong’이라고 쓰지는 않습니다. 주류 무술계도 마찬가지 입니다.

검도-劍道-Kendo, 유도-柔道-Judo, 공수도-空手道-Karate-do가 존재할 뿐이지, 합기도(合氣道)를 두고 Aikido와 Hapkido가 병립할 수는 없습니다.

정통 합기도의 길을 걸으면서 이 땅에 제대로된 합기도가 뿌리내리기 위해 헌신하기로 한 이상, 이 명칭 논란에 대해서 명확히 짚고 넘어가는 것이 그 시작이라 생각합니다.

과거 반일 감정을 의식하여 소극적인 대처를 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知彼知己(지피지기)”의 자세로 당당히 주장할 것입니다.

이하는 무도인이며 교육자, 체육행정가이신 김정행 선생(전 용인대 총장, 전 대한체육회장)의 저서를 인용하여 위에 제기한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합기도와 아이키도 명칭

합기도는 일본의 고유 전통 무술인 다이토류(大東流) 유술(柔術)이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植芝盛平:1883-1969)에 의해 1930년부터 재정립의 기초를 마련하면서 현대의 합기도(Aikido)로 발전 보급된 것이다. 아이키도우(あいきどう)는 한문 표기가 합기도인 것을 우리나라에 전파되면서 한자 표기의 합기도를 우리말로 표기함에 자연스럽게 ⌜합기도⌟라는 말을 쓰게된 것이다.

(김정행 공저, 『무도론』, 서울: 대한미디어, 1997, p.444)

 

합기도의 변형과 변질을 지양

한국 합기도의 40년사 안에서 역사의 왜곡과 합기도의 변형 변질을 지양하고, 1000여년에 가까운 전통의 일본 합기도 역사를 이해하고 배우며, 무도로서의 합기도 본질(essence)을 받아 들임으로써 반드시 현대 무도로 정립된 순수한 합기도의 원형 위에서 발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합기도에 내포된 이념과 사상(철학)의 토대 위에 이론과 실기가 일치되는 정신과 기술을 바르고 정확하게 지도 보급해야 한다.

(상게서 pp.448~449)


합기도의 기본 정신

대부분의 격투기가 상대방에게 이겨야 된다는 것이 신조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이같은 사고방식이 강조되고 있는 것인가?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절실한 생존경쟁 속에서 매일을 보내고 있다. 시합장에서도 그리고 직장에서도 ⌜남을 쓰러뜨리고 나만 살면 된다⌟는 정신이 팽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고 방식으로 우리는 과연 즐거운 인생을 보낼 수 있는 것인가? 남을 쓰러뜨리면 멀지 않아 자신도 쓰러지게 된다. 언제든지 이겨야 된다는 정신의 소유자는 언젠가는 망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같은 전투의식을 가지고 있는 결과로써 문명이 어느정도 진보된 것임에도 우리는 모두가 차차 불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하루속히 몸에 익혀야 되는 정신은 무엇인가 그것은 ⌜남을 살리고 나도 산다⌟는 정신이다.

이것이 합기도의 기본정신이기 때문에 사랑의 무도, 인화의 무술이라고 불리고 있다.

(상게서 p.445)


합기도 수련의 방향과 시합이 없는 합기도

입문자는 서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서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간에 기본기를 주고 받는 가운데서 기를 터득하게 된다. (생략)

연습장에서 만난 사람에게 서로 상대를 아끼며, 결코 다치게 하는 등의 심한 연습을 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 이것이 ⌜사랑의 정신⌟이다. 유도나 검도, 태권도가 무도 스포츠로 각광을 받고 있어, 일부 단체에서는 합기도 시합을 시도하려 했으나 그것은 합기도 정신을 저버린 결과라 할 것이다.

일찍이 1976년 10월 일본 동경에서 개최된 제 1회 국제합기도연맹(IAF)총회에서 의결된 사항-⌜합기도 정신의 보호를 위해 처음부터 합기도의 시합은 금지한다⌟라고 제4조 7항에 기록되어 있다.

(상게서 p.446)


다른 운동종목과의 차이점과 특징

(1) 오랜 역사적 전통에서 유래된 합기도는 그 사상이 훌륭해 세계인의 평화무도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2) 움직임 자체에 부드러움과 조화미가 돋보여 예술성이 돋보이는 무술이다.

(3) 결렬한 승부를 가르는 투쟁적이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수련할 수 있다.

(4) 체력적 요소보다 정신적, 기술적 요소를 더욱 필요로 하기 때문에 수련연령이 길다.

(5) 합기도의 정신은 몸으로 나타내는 대인기술이기 때문에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이 요구되므로 예의를 중시한다.

(상게서 p.447)

 

 

<日本語>

前・龍仁大学総長キム・ジョンヘン氏が明らかにしている合気道

※権威ある武道研究学者であり、前・龍仁大学総長を務めた現・大韓体育会・共同会長キム・ジョンヘン氏は、合気道(Hapkido)の名称について、以下のように記している。

合気道は、日本固有の伝統武術である大東流柔術が、創始者・植芝盛平(1883-1969)によって、1930年より基礎的に再構築され、現代の合気道へと発展、普及した。韓国へは漢字表記で伝わったため、「合気道」の漢字がハングル読みされ、自然に「Hapkido」の名を使うことになった。

(キム・ジョンヘン《キム・サンチョル、キム・チャンニョン共著》『武道論』 図書出版・大韓メディア 1997年初版 444p)

「合気道の変形・変質を止めるべきだ」という内容も記している。

韓国Hapkido界の40年史における歴史の歪曲と、合気道の変形・変質を止めるべきである。1000年以上の伝統を背景とする日本合気道の歴史を理解し、学び、武道としての合気道の本質(essence)を受け入れた上で、現代武道として確立された合気道の、純粋なる原型の上で発展させるべきであろう。合気道が持つ理念・思想(哲学)の土台の上に、理論と技術が一致する、その精神と技を、あるべき姿で正確に指導・普及させねばならない。

(キム・ジョンヘン《キム・サンチョル、キム・チャンニョン共著》『武道論』 図書出版・大韓メディア 1997年初版 448p/449p)

合気道の基本精神についても、よく説明している。

格闘技の多くが「相手に勝つ」ことを絶対の信条としている中、なぜこのような考えが強調されるのだろうか?

現代に生きる私たちは、熾烈な生存競争の中で日々を送っている。試合会場でも、職場でも「他者を倒し、自分だけが生き残ればよい」という精神がまかり通っている。だがこうした考えで、私たちは幸せな人生を送れるのだろうか?他者を倒し続ければ、いずれ自分自身が倒される時が来る。常に勝ち続けようという精神の持ち主は、いつか滅びることになる。

多くの人々が、このような戦う意識を持った結果、文明は進歩したが、同時に私たちは皆、少しずつ不幸になっている。では、一日も早く身につけるべき精神とは何か?それは「他人を生かし、自分も生きる」という精神である。

これが基本精神である合気道は、「愛の武道」「和合の武術」と呼ばれている。

(キム・ジョンヘン《キム・サンチョル、キム・チャンニョン共著》『武道論』 図書出版・大韓メディア 1997年初版 445p)

 

合気道の稽古指標や、試合を行わないことについても、正確に説明している。

入門者は、実力を競い、勝負するのではなく、相互に基本技をかけ合いながら、「氣」を体得する。

(中略)

稽古場で会った者同士、互いを重んじ、怪我をするような激しい稽古は決して行わない。これが「愛の精神」である。柔道、剣道、テコンドーなどがスポーツ武道として脚光を浴びたため、一部の合気道団体では試合をしようとしたが、それは合気道精神に反する行為と言えよう。

かつて197610月に日本の東京で開催された、第1回・国際合気道連盟(IAF)総会で議決された内容においても、「合気道精神の保護のため、初めから試合は禁止する」と、第47項に記録されている。

(キム・ジョンヘン《キム・サンチョル、キム・チャンニョン共著》『武道論』 図書出版・大韓メディア 1997年初版 446p)

 

合気道の、ほかの運動との違いや、特徴についても言及している。

(1)長い歴史と伝統に由来する合気道は、その思想が素晴らしく、世界的な平和の武道として定着しつつある。

(2)動きが柔らかく、調和の美が際立ち、芸術性の高い武術といえる。

(3)勝ち負けはなく、好戦的でないため、老若男女を問わず稽古をしやすい。

(4)体力よりも、精神的、技術的要素を必要とするため、修練の年数が長い。

(5)合気道精神を身体で表現する対人技術であるため、相手の人格を尊重することが求められ、礼儀が重視される。

(キム・ジョンヘン《キム・サンチョル、キム・チャンニョン共著》『武道論』 図書出版・大韓メディア 1997年初版 447p)

<English>

[The KOC president pointed out that Hapkido plagiarized its name from Aikido in his book]

KIM Jung-haeng, the current president of Korea Olympic Committee, a former head of the Korea Judo Association and a former president of Yongin University(a dominant sports unversity in the country), pointed out that Hapkido plagiarized its name from Aikido in his book ‘무도론(Discussion on Martial Arts, 1997).’
※ The book was published by Daehan Media, Korea and co-written by KIM Sang-cheol, KIM Chang-ryong.

(page 444)
Aikido is a modern martial art founded by Morihei Ueshiba(植芝盛平:1883-1699) and was based on Daitoryu Jujutsu(大東流柔術) in 1930s. Aikido(あいきどう) is written as ‘合氣道’ in Chinese characters, and the name was spread into Korea. Then Koreans naturally read it in Korean as Hapkido(합기도) and began to use it (as their martial art’s name).

(page 448-449)
Korean Hapkido should admit the distortion of its 40 year history and avoid the deformation. It should learn the Aikido’s history of nearly 1,000 years, and accept the essence of Aikido as a martial art. Its development should be based on the pure original form of Aikido which has developed as a modern martial art. The spirit and techniques along with the theory and practise should be taught and spread based on Aikido’s philosophy and idea.

(page 446)
Pratitioners learn techniques in exchanging the basics using their ability but not competing.
(omitted)
It demands practitioners that they should take care and never hurt each other. This is the ‘spirit of love’. Some Aikido organizations tried to bring the competition into Aikido as Judo, Kendo and Taekwondo came into the spotlight as martial sports, but it must be considered as abandonment of the spirit of Aikido.
International Aikido Federation declared at its first congress in 1976, that ‘Competition is prohibited to protect the spirit of Aikido’ in the article 4.7 of its statutes.

윤대현
국제합기도연맹(IAF) 한국대표 아시아합기도연맹 한국대표 (사)대한합기도회 회장 국제합기도연맹 공인 6단 신촌 본부도장 도장장 국제합기도연맹(IAF) 공인사범 도장연락처: 02-3275-0727 E-mail:aikido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