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잘 할 수 있는가?

uchideshi
고바야시 야스오 선생의 하카마를 앞에두고 기다리는 외국인 내제자

 

 

“어떻게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뭐를 배우든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오래하는 것입니다.

알고 있다거나 좋아하는 것 보다는 즐기는 사람이 잘할 수 있습니다. 즐길줄 아는 것이 현명합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현실은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경쟁에 매달리다 보니, 무술에 대한 이해 역시 경쟁의 과정이자 결과로 받아들이려 합니다.

이런 정서적인 차이가 합기도(Aikido)가 한국에 정착하는데 큰 애로사항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아메리카 대륙은 물론, 서구와 과거 동구 공산권 국가에서도 많은 수련 인구가 있는 반면에 한국에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일본과 가깝기 때문에 우리 실정을 모르는 외국인들은 한국에도 수련 인구가 많을 것으로 예단하기도 합니다.

운동 종목을 선택할 때에는 그때 그때 유행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오래하면 잘 할 수 있는 것이므로 유행하는 것 보다는 오래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10대나 20대에 잠깐 할 수 있는 운동이 있고, 50대 60대까지 꾸준히 할 수 있는 운동이 있습니다. 그것이 한때 취미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몇 년씩 해온 취미라면 이미 그것은 취미 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됩니다. 오래했다는 것은 프로가되었거나 과정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단 한번뿐인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인생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결혼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사랑했던 마음이 없어져서 헤어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처음 시작을 신중하게 살펴야 하는 것입니다.

한 번 뿐인 인생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면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만약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그동안 살면서 함께 했던 주위 사람들과의 인연과 지금까지 쌓아온 발자취와 기억들을 모두 지우거나 비워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것입니다.

나는 지금까지의 인생 경험을 통해서 얻을 수 있었던 지식이 있다면, 얼마만큼 실수를 줄일 수 있을까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한 번의 실수는 거의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씩 회복하기 위해 고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나이가 어렸을 때는 큰 댓가없이 지나갈 수 있었지만 만약 40대 이후 였다면 문제는 심각해 졌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이를 먹으면 절대 바꾸지 말라고 말합니다.

40대를 불혹(不惑)의 나이라고 말합니다. 그것은 세상의 변화에 미혹되지 말라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배우고 또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라는 옛사람들의 말씀처럼, 67세에 자전거를 배운 톨스토이처럼,

50대에도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면 60대에 가서 유용하게 쓸수 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淮南子』에서 이르기를 “年五十,知四十九年之非.” 즉 50세에 이르러서 49세까지 옳았다고 했던 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는 뜻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이전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찾아 몇 번씩 변화를 갖게 될 수밖에 없는 존재가 아닌가 생각되어 집니다.

 

성격이 호전적이거나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순위를 결정하는 경쟁적인 무술을 선호하겠지만 오래할 수 없는 한계를 갖습니다.

그러나 합기도는 순위를 결정하는 경쟁적인 것을 피하고 상생하는 법을 배웁니다.

물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지만 그것도 오래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되는 법입니다.

문제가 있다면 50대가 되면 몸이 무거워지고 귀와 눈이 어두워 집니다.

마음은 이팔청춘인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한 살이라도 어렸을때 평생할 수 있는 것을 찾고,

40대가 되면 다른 것에 미혹되지 않아야 하는 것입니다.

나는 합기도(Aikido)에서 그것을 찾았습니다.

젊었을 때 배웠던 것이 50대가 되어 가르칠 수 있게 된다면 그것 또한 인생에서 더없는 즐거움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뭔가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은 나쁜 의미에서 인생을 헛살았다고 말하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어떻게 잘 할 수 있는가”는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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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고바야시 야스오 8단 선생의 호흡던지기

 

 

강한 사람이란 자기를 억누를 수 있는 사람과 적을 벗으로 바꿀 수 있는 사람이다. -『탈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