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준비요?? 아이키도로 합니다!

 

초단을 허락받을 때까지만 해도 나에게 아이키도는 그저 취미활동용 운동이었다.

평소 내가 즐겨하던 등산, 인라인 스케이트처럼 시간이 남을 때 즐기기 위해 하는,

시간이 되면 으레껏 도장에 나가 도우들과 땀 흘려 운동을 하고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운동 말이다.

 

아이키도가 ‘인생운동’으로 바뀐 것은 초단 승단과 동시에 임신 사실을 알고

육아에 전념하기 위해 얼마간의 수련 공백기를 갖으면서부터다.

그러면서 윤대현 선생님의 칼럼(http://www.aikido.co.kr)을 한 편 한 편 정독하게 되었고,

문영찬 지부장, 성주환 지도원 등 대선배들의 글도 하나 둘 읽어 내려가며

나보다 앞서 이 길을 가고 있는 스승과 선배들의 노고와 마음가짐,

아이키도가 가지고 있는 철학 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평화의 무술’

‘상생의 무도’

‘상대를 다치지 않게 배려한다.’

‘적은 힘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아이키도 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홍보 문구들이다.

 

초심자 시절 나는 아이키도를 표현하는 이런 문구들이 단지 도장에서만,

그러니까 아이키도 수련 시에만 적용되는 내용이라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윤대현 선생님과 선배들의 글을 읽으면서 아이키도의 철학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깨우침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소 선생들이 하시는 말과 행동을 주의 깊게 살피다보면,

선생들이 추구하시는 바가 단지 내 앞에 있는 수련 상대에게만 통용되는 것이 아닌,

삶을 살아가며 맺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좀 더 현명하게 처신할 수 있는 훌륭한 지침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나 뿐 만이 아닌 아이키도를 수련하는 많은 이들이 이미 공감하고 있는 부분일 것이다.

 

아이키도는 단지 기술의 습득만을 추구하지 않는다.

기술의 성장과 함께 인간관계의 성장과 조화, 정신적 성숙 역시 중요시한다.

그러하기에 윤대현 선생님께서도 항상 우리들에게

‘생활 속에서 아이키도를 실천하라’ 당부하시는 것이리라.

 

그저 즐기기 위해 시작한 운동이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 철학을 인생에 적용하면 ‘잘’살 수 있다니…

* ‘잘 산다’의 기준을 ‘돈이 많은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좋은 생각을 하며 행복한 것’의 의미로 사용.

이런 것들을 깨우치고 나니 선생이 하시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쉬이 여겨지지 않는다.

관심을 가지고 대하니 그냥 흘려보냈을 사소한 것도 의미 있는 것이 되고,

마음을 내니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많은 것들이 보이는 듯하다.

 

이는 아이키도에 대한 내 편협한 시각을 깨트리는 계기가 되었고,

그즈음부터 아이키도인으로서의 자부심 또한 생기기 시작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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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과 선배들의 글 중, 인상 깊었던 내용은 따로 메모를 해두고 힘들 때 수시로 꺼내보며 마음을 다잡곤 한다.>

 

몇 달 전, 신랑이 나에게 “우리도 노후 준비를 해야 할 텐데…” 라고 말을 꺼낸 적이 있다.

아마 경제적으로 준비를 하자는 의미였을 것이다.

그 의미를 알면서도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미 하고 있잖아. 아이키도가 우리 노후야~.”

70, 80대 노선생들께서 아직도 정갈히 도복을 갈아입으시고 직접 제자들을 지도하시는 모습.

그게 나, 그리고 우리의 미래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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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합기도회 윤대현 회장(6단), 지도 전 몸을 풀고 계시는 모습. 아직 50대이신 우리 선생님은 꽤 젊은 축에 속한다^^>

 

머릿속으로만 하던 생각을 입 밖으로 내고 보니 벌써 그 미래에 한걸음 발을 디딘 듯도 하다.

하루하루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다보면 분명 이 후 내 인생에 바탕이 되어 길을 열어줄 것이라 믿는다.

 

삶의 철학을 담고 있는 무도. 아이키도.

이런 훌륭한 무도를 만나 수련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아이키도의 철학을 내 삶에 녹여낼 수 있도록 오늘도 난 도장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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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부 식구들. 그들과 함께여서 오늘도 난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