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부 인물탐방(2) 문.영.찬. 제주도 아이키도를 이끈다.

“고단자는 ‘위험과 안전의 경계’에서 기술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기술을 받는 사람이 위험하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안전한 것’이다.”

 

지난 10월 22일과 23일 북진일도류 현무관 6대종가(마도카 코니시)의 한국강습회에 참가했던

김남호 준사범(아이키도 2단, 북진일도류 현무관 본부 준사범)의 참가후기 중 일부 내용이다.

<관련기사 : https://aikidonews.co.kr/archives/1644

 

이 문구를 읽어 내려가며 내 머릿속에 자연스레 떠오르는 이가 한 명 있었으니

바로 제주지부를 이끌고 있는 문.영.찬 지부장(아이키도 4단, 가토리신토류 교시멘쿄)이다.

 

나는 초심자 때부터 비교적 문영찬 지부장의 기술을 받을 기회가 많았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2년 반의 수련 공백기를 갖은 후 복귀하면서 다시 받은 그의 기술은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

감히 내 느낌을 표현하자면,

기술이 마치 강물이 흐르는 듯, 끊이지 않고 밀려 들어와 나를 이끈다.

자연스레 그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내 몸이 던져지거나, 제압당한 상태가 되어 있기 일쑤다.

겉으로 보이기에는 한없이 강해 보이지만 그 안에 부드러움을 담고 있다.

이런 느낌은 마지막까지 이어져 기술이 나를 둥글게 감싸 보호하듯 마무리한다.

뭔가 춤을 한 곡 춘 듯하다.

거기에 기술을 펼치는 내내 제대로 막지 못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압박도 받는다.

(그런데 실제로도 못 막으면 집중하라며 진짜 때리실 때도 있다…)

그러면서도 나를 둥글게 감싸는 듯 한 그 기운에 안전하다 느껴지는 것이다.

공백기를 갖기 전보다 기술의 강력함이나 수련의 강도가 센 지금이

오히려 그때보다 더 부상이 없이 수련을 하고 있다면 이 느낌이 설명이 될까.

아마 그래서 그가 생각이 났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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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찬 제주지부장. 웃음이 끊이지 않는 아이키도 수련>

 

젊은 시절 그는 강해지기 위해 태권도, 유사한국식합기도, 우슈, 쿵푸 등 강한 운동을 찾아 헤매다

어느 순간부터 ‘나는 정말 무도인으로서 강자인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고 했다.

 

‘강자를 이기려면 나 또한 그보다 강해져야 한다.

그럼 그 강자는 나보다 약자인데 나는 왜 약자인 그를 이기려하는가.

끊임없이 강해지는 게 가능한가.

이 끊임없는 단련과 수련은 모든 강자를 나보다 약자로 만들기 위한 수단인가.’

그가 거처 왔던 수많은 운동들이 그의 이런 답답함과 공허함을 달래주지는 못했다고.

 

2002년, 강함이 아닌 유연성과 부드러움을, 상대와의 조화를 중요시하는 아이키도를 만나면서

이제껏 수련하며 정답이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은 무의미하고,

강함을 추구하면 할수록 스스로를 망가트리고 약하게 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이렇게 혼자서 시작한 아이키도를 2004년, 제주에 정식으로 들여오게 된다.

운동을 하며 알고 지내던 주변의 친구들과 선배에게 아이키도를 소개하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하는 데에만도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아이키도로 전향한 도우들과 서로 절차탁마하며 실력을 키우던 그는 2005년 4월.

제주에서 첫 강습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제주지부 역사에 첫 획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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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24일 제주 첫 강습회,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보입니다^^>

 

2004년 문영찬 지부장이 제주에 아이키도를 도입한 이후 12년이 지난 지금(2016년 11월 현재),

제주지부도장은 30여명에 이르는 아이키도 유단자를 배출해내었고,

대한합기도회 지정검술인 가토리 신토류에서도 2명의 면허와, 7명의 목록을 배출해 내

명실상부 최고의 명문 도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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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부 유단자 명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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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부 가토리신토류 회원 명패>

 

여기까지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까.

그 과정을 끈질긴 인내와 강인함으로 묵묵히 이겨냈기에 지금의 나, 우리가 있는 것이리라.

이런 그의 노고에 심심한 감사를 표한다.

 

강습회 참가인원이 50명이 넘어 전세기를 띄우는 게 소원이라는 그의 소망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바라 마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