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키도계의 퍼스트레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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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이키도계의 퍼스트레이디. 신미애 선생

한국 아이키도를 이끌고 있는 대한합기도회 윤대현 회장(국제공인 6단). 태권도 5단, 한국식 합기도 6단, 격투기 챔피언. 한국에 무에타이 도입….
국내 무술계에서 윤대현 선생을 설명할 수 있는 수식어는 많다.

허나 난 오늘

윤대현 선생이 아닌 그의 아내, 신미애 선생(국제공인 3단)과의 에피소드를 하나 얘기해 볼까 한다.

“난 첨에 너 되게 four가지 없는 줄 알았어.”

그녀를 처음 만나고 4년 후, 그녀가 나에게 건넨 애정이 듬뿍 담긴(!) 첫 마디는 이랬다.

사람을 사귐에 있어 여느 사람들보다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인 나는 행사에 참석하여 그녀를 만나도 형식적인 인사만 드렸을 뿐 다른 이들처럼 먼저 다가가 이러쿵, 저러쿵 친근하게 대화를 건네지 못했었다.
아마 그런 나의 모습이 그녀에게 그런 선입견을 갖게 했던 것 같다.
제법 기분 나쁠법한 그 말을 듣고 난 오히려 웃음이 터져 나왔다.
우선 “… 없는줄 알았어” 라는 과거형이었고, 그런 말을 당사자에게 직접 한다는 것 자체가 이젠 그런 선입견이 많이 사라졌다는 의미일 테니까..

그렇게 그녀는 나에게 이런 저런 많은 얘기를 들려주었다.

그 중 한 동안 내 마음에 깊은 울림을 줬던 이야기가 있다.

“아이키도를 하면서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지.

아이키도만으로는 벌이가 안돼서 태권도도 같이 하자고 그렇게 얘기를 했는데도

‘허허. 알았어’라고 말만하고는 끝이야.

바뀌는 게 하나도 없었지.

그때는 그런 윤선생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어.

집도 팔고 차도 팔고 아이들 보험도 해약하고..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너무 힘들었어.

그런데 말이야.

그때 내가 뭐라고 기도 했는지 알아?

‘내 삶에서 거품을 걷어내 주어서 감사합니다.’

그랬어…

… 그렇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어.

그 전처럼 계속 살았으면 물질적으로야 부족한 게 없었겠지.

하지만 마음도 지금처럼 행복했을까?

지금에 와서야 하는 말이지만 윤선생의 그 고집이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아이키도와 함께하는 삶이)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

촉촉이 젖은 눈으로 날 바라보며 미소를 띤 채 옛 추억(?)을 얘기하던 그녀.

촉촉이 젖은 그 눈 때문이었을까?

아직까지도 그때 그 기억이 생생하다.

윤대현 선생은 격투기를 하던 시절 운영하던 도장이 비즈니스적으로 꽤나 성공한 상태에서 그동안 일궈왔던 모든 것을 내던지고 아이키도로 전향,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 힘들었을 상황에 대범하게 거품을 ‘걷어내 주어 감사하다’고 말할 수 있는 여장부가 몇이나 될까?

덤덤히 그 말을 내뱉는 그녀가 그렇게 커 보일수가 없었다.

아이키도 불모지였던 한국에, 최초로 아이키도를 도입하고 지금의 모습으로 키운 데에는 윤대현 선생의 뒤에서 묵묵히 그를 지원한 숨은 조력자,

신미애 선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세계본부에서 윤선생과 함께 수련중인 신미애 사모님
세계본부에서 윤선생과 함께 수련중인 신미애 사모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