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부 인물탐방(1) 송.경.창. 이런 애처가 또 없습니다.

휴대폰 벨이 울렸다.

‘잉? 지부장님이 나에게 전화를?? 왜??’

다짜고짜 “합기도 신문에 글 한번 써봐~” 하신다.

난 그러니깐 순수하게 ‘한번’을 ‘1회’로 이해했고

부담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기꺼이!!

신미애 사모님에 대한 글을 썼더랬다. <관련기사 : https://aikidonews.co.kr/archives/184>

 

그런데 그게 ‘1회’가 아니었던 거다.

1회가 2회가 되고, 2회가 3회가 되고, 그 이후로 쭉…

(매번 당하고 나서야 느끼는 것이지만… 지부장님은 참 낚시를 잘하신다…)

아이키도에 대한 전문적인 글을 쓰는 게 아닌,

지금껏 수련을 해오면서 느낀 바를 쓰면 된다기에

썩 훌륭한 글 솜씨는 아니지만 이렇게 합기도 신문에 글을 쓰게 되었다.

어느덧 의무감마저 생긴 듯 이젠 때가 되면 나도 모르게 글을 쓰고 있는 날 발견하곤 한다.

 

기사(?)를 몇 편 쓰다 보니,

돌연 소재가 떠올라 글을 쓰기 쉬운 날이 있는 반면, 소재가 쉬이 떠오르지 않아 고민스러운 날도 많았다.

하루는 운동이 끝나고 도우들에게 이런 얘기를 꺼냈더니

‘제주지부 인물 소개를 쭉 해보는 건 어떠냐’ 라는 의견이 나왔고

오늘은 그 첫 번째로 나와 젤 가까이에 있는, 울 신랑 송경창 지도원~♥ 얘기를 좀 해볼까 한다.

(너무 사심 가득한 글이 되면 안 될 터인데…^^)

 

우리는 아이키도 지도원과 회원으로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

집이 같은 방향이라 운동이 끝나고 신랑이 나를 집까지 바래다주며 사랑이 시작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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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초단심사를 마치고 대구 전용선 관장님께서 찍어주신 사진. 아직 결혼하기 전이다.>

 

윤대현 선생님 말씀으로는 유단자끼리 만나 결혼한 ‘아이키도 1호 커플’이라고 한다.

그 후 제주지부에는 우리 커플 이외에도 두 커플이 더 부부의 연을 맺었다.

도장에 사랑이 마구마구 꽃 피던 그 시절 문영찬 지부장은

“도장 내 연애금지” 라는 표어를 내걸고 회원끼리 연애를 못하도록 엄포를 놓으며,

하라는 운동은 안하고 연애질만 한다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그 선두에 섰던 나는 지금도 가끔 지부장님의 타박을 듣곤 한다. 하하!

 

차분하고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마음 씀씀이,

다른 이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먼저 보고 칭찬할 줄 아는 모습도 좋았지만,

배우자가 지도원이면 ‘결혼해도 아이키도는 실컷 하겠구나’ 란 기대가 제일 컸음을

이제 와서 애써 부인하지는 않겠다!!

 

어릴 적 내 이상형은 키 크고 운동 잘하는 남자였다.

내가 키가 큰 편이 아니라 2세를 위해 상대는 키가 컸으면 했고,

내가 운동을 좋아하기에 상대가 운동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이면 함께 할 수 있으니 더 좋겠다 했다.

어릴 적부터 꿈꿔오던 나의 이상형에 부합하는 배우자를 만났건만

결혼 전 미처 파악하지 못한 한 가지 하자(?)가 있었으니…

송.경.창.은 곧 종합병원을 의미했다.

결혼 전…그러니깐 신랑이 나에게 작업을 걸던(^^) 그 때는 절대 내 앞에서 아픈 티를 낸 적이 없다.

그렇다. 난 사기결혼을 당한 것이다!

하지만, 이 한 가지만 빼면 다른 면에서는 가히 훌륭한 배우자라 말할 수 있다.

 

육아 때문에 2년 반 정도 수련을 쉴 때,

신랑만큼은 ‘누구누구는 결혼했더니 도장에 못 나온다. 배우자가 운동을 못하게 한다더라.’ 는 등의 말을 듣게 하고 싶지 않았다.

운동가고 싶은 내 마음을 꾸욱- 누르고 신랑에게 운동 갔다 오라고 하면 매번

‘넌 얼마나 하고 싶겠냐. 괜찮다. 나중에 같이 하자.’ 며 오히려 날 달래주곤 했다.

집에서 혼자 육아에 시달릴 날 위해 어쩌다 한번 있는 회식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퇴근하면 바로 집으로 달려와 가족과 시간을 보내주던 가정적인 남자다.

아마 그런 신랑의 다정다감하고 세심한 배려에 산후우울증이 뭔지도 모르게

2년 반의 공백기를 무사히(?) 보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출산 후 아이키도를 다시 시작하기까지 우여곡절과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진짜 마음을 담으면 길이 열린다 했던가.

지금은 양가 부모님, 가족들 심지어 우리 딸내미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신랑과 함께 다시 아이키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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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제21회 전국합기도연무대회에서 부부연무를 선보이는 중>

 

‘지도원과 결혼하면 아이키도는 실컷 하겠구나.’ 했던 내 기대가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요즘 들어 조금씩 실감하고 있다.

같이 땀 흘려 운동하고, 가끔은 데이트하는 것처럼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강습회도 참가할 수 있는 지금.

참 행복하고 감사하다.

남이 볼 때 멋져 보이는 삶보다 내가 재밌고, 즐겁고, 나를 신나게 하는 삶!

앞으로도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며 살아가련다.

물론 하자보수도 해 가며^^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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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처가 검객! 가토리신토류 교시멘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