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침의 시간. 제주지부 오전부 수련

 

오전 10시.

도장에 들어서니 향긋한 커피 향이 내 코를 간질인다.

 

하루의 시작을 아이키도로 여는 이들은

오후에 일을 하는 3교대 근무자, 학원 선생님 또는 가정주부 등으로

수련 전 커피 한 잔씩 나눠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운다.

아침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소소한 모습에

도장에 들어서며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근 석달 만에 참가하는 오전부 수련이다.

제주지부 오전부를 책임지는 수장. 홍 희 지도원(2단)이 반갑게 날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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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지부 오전부 수장. 홍 희 지도원(2단) >

 

처음 보는 분들도 몇 보인다.

최근에 신입회원이 생겼다고 좋아하던 문영찬 지부장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래..해를 거듭할수록 흰 띠는 줄어들고 하카마만 늘어간다며 하소연하던 그의 얼굴에 간만에 웃음꽃이 피었었지!

 

초심자가 많은 오전부는 철저히 기본기 위주의 수련이 진행되고 있었다.

타이사바키, 일교운동, 노젓기운동을 시작으로 무릎걸음, 수신연습 등

기본적인 몸만들기 훈련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듯 한 모습이다.

 

초심자 때는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이 운동들을 왜 해야 하는지 몰랐다.

유단자가 되고 하루하루 수련일수가 늘어가며

기술을 펼치는 와중에 이런 기본 동작들을 얼마만큼 정확히 표현해내느냐에 따라

기술의 완성도에 차이가 생기는 게 아닐까 하고 어렴풋이 느끼고 있을 따름이다.

 

이 날은 엇서 한손잡기와 맞서 한손잡기에서 일교를 어떻게 표현하는 지에 대한 수련이 진행되었다.

한 번의 설명으로 초심자는 이해하기 쉽게,

유단자는 놓치기 쉬운 포인트를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게

차근차근 설명하는 홍희 지도원의 모습에서 평소에 얼마나 많은 고민과 공부를 하는 지 엿볼 수 있었다.

 

수련하면서 파트너와 서로의 기술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것과

지도원으로써 앞에 나서서 가르친다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지도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지금 보여주고 있는 기술에 대한 이치가 설명이 가능해야만 하는 것이기에 ‘대충’이란 게 있을 수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오랜만에 지도원으로서 마주한 홍희 지도원은 지도자로서 분명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이었다.

수련 내내 ‘우와~ 이렇게 잘 가르쳤었나?’라는 생각이 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지난 1년 간 오전부를 지도하며 쌓은 그녀의 실력과 노하우가 부러웠다.

 

가르치면서 배운다는 말이 있다.

“내가 놓친 부분이 회원들이 수련하는 모습에서 보이기 시작한다.”는 그녀는

오늘도 오전부 회원들과 함께 힘차게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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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지부 오전부 수련 모습 >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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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검객! 가토리신토류 모쿠로쿠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