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합기도 단체의 무리수 – “이 삼랑(三郞)이 그 삼랑(三郞) 아니라고?”(5) – 完

이번 연재 두 번째 글의 첫머리에서 “Hapkido라는 이름을 가진 무도의 역사가 어쩌면 이렇게 제각각일 수 있는지 씁쓸한 웃음이 나온다.”고 했다.

 

대부분의 Hapkido 자료는 Hapkido가 신라 화랑이 배우던 무술이라고 한다. 한편 Hapkido를 현재의 모습으로 만들고 보급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지한재 선생은 본인이 전수받았던 백제 삼랑도의 정신도법을 바탕으로 지금의 Hapkido를 만들었다고 한다. 또 어떤 Hapkido인들은 앞의 글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Hapkido를 고조선 시대부터 있었던 무술이라고도 하고, 더 나아가 Hapkido를 고대 치우천왕*의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까지 말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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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우천왕 : 치우천왕(또는 치우천황)은 고조선 바로 앞에 있었던 나라 ‘배달국’의 14대 왕(=환웅)이었다고 한다. 배달국은 1,565년 동안 지속됐고, 18명의 왕(=환웅)이 다스렸다고 전한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응원단 ‘붉은악마’가 엠블럼으로 사용했던 도깨비 문양이 바로 치우천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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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kido계에서는 한풀을 창시한 김정윤 선생이 1962년에 쓴 『합기술』*을 최초의 Hapkido 이론서로 꼽는다.

* 사이비 합기도 단체의 무리수 – 『삼일신고』는 그런 게 아니란 말입니다! (8) 참조

 

김정윤 선생은 『합기술』에서 책을 쓴 1962년을 기준으로 ‘합기술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것이 10여 년’이라고 했다. 그러니 Hapkido인들도 떳떳하게 자신이 수련하는 무도는 ‘최용술 선생이 일본에서 배운 야와라를 기초로 해서 한국형으로 발전시킨 것’이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그렇더라도 여전히 合氣道라는 무명이 문제로 남긴 하지만…). 역사가 짧다고 해서 Hapkido의 효용성(호신술, 경찰 체포술, 운동, 스포츠 등)이 손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Hapkido들은 Hapkido를 역사가 오래 된 한국의 전통무예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을 부려 신라 화랑과는 아무 연관이 없는 ‘신라삼랑원의광’을 논쟁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 그러는 가운데 Hapkido는 Hapkido인들조차 그 뿌리가 ‘(최용술 선생이 야와라를 가르친) 해방 이후’, ‘삼국 시대’, ‘고조선 시대’, ‘배달국 시대’ 중 어디에 있다고 확실히 말하기 어려운 무술이 되고 만 것이다.

 

결자해지(結者解之).

꼬일 대로 꼬인 Hapkido의 족보를 정리하는 것은 이런 상황을 자처한 Hapkio인들의 몫이다. ‘신라삼랑원의광’은 이제 그만 놓아 주자. 그리고 ‘신라삼랑원의광’의 ‘삼랑’을 고조선 시대의 기록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잘못이니 빨리 오류를 인정하자. 이 ‘삼랑’은 그 ‘삼랑’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Hapkido인들의 각성과 반성을 기대하며 『고수를 찾아서(한병철 지음, 뿔미디어, 2011)』라는 책의 ‘결언’ 중 일부를 소개한다.

 

 

“적어도 일본인들은 자신의 검술이 수천 년 전 아마테라스 오오미카미*가 전수해 준 무술이라거나, 신무천황**이 수련했던 검술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 아마테라스 오오미카미(あまてらすおおみかみ, 天照大神) : 일본 신화에 나오는 해의 여신. 일본 황실의 조상이라 함

** 신무천황 : (じんむてんのう, 神武天皇) : 일본 개국신화의 주인공. 일본의 제1대 천황

한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신경이 마비되면 생체는 식물인간이 되어 자생력을 잃어버린다.

한국 무술계는 신경이 마비된 것과 같아서 올바른 정보가 유통되지 못하고 있었고, 따라서 일반 수련자들은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거짓인지조차 분간할 기준이 없었다.

즉 언론의 역할이 없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심지어 정부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조차도 태권도는 한국 전통의 고유 무예라고 강변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한번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담당 공무원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태권도는 일본 가라테가 변형 발전한 것이라고 했더니, 그는 당장 광분하여 태권도는 신라 시대부터 내려오는 전통 무예라고 펄펄 뛰었다.

그 사람도 공부 많이 하고 행정고시 패스해서 그 자리에 있을 텐데, 내가 신경 써 줄 필요는 없겠으나, 그가 여러 가지로 참 걱정스러웠다.

어제까지 중국 쿵푸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간판 바꿔 달고 전통 무예라고 등장했고, 고구려와 신라 시대를 넘어 고조선 시절부터 했다는 무술도 다수 등장했다.

상황이 이 정도가 되면 분노를 넘어서 허탈해진다. 고조선부터 했다는 거룩한 무예의 전수자 앞에서 무슨 말을 하겠는가.

나는 무술계 언론의 필요성을 인식했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 못 하도록 막아야겠다고 느꼈다.

이것은 우리의 중요한 문화유산인 무술을 후대에게 제대로 전해 주는 길이며, 내가 무술을 사랑하는 방식이었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