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자를 가리는 무술상

소림사 무술 공연

 

무술하면 중국을 빼 놓고 얘기할 수가 없다. 일본무술도 사실상 중국무술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을 정도다.

검술과 유술은 일본을 대표하고 있는 무술이다. 유술의 기원을 살펴보면 에도 시대 초기에 이미 중국 문화의 영향을 일정 정도 받았고,

일본 최초의 검술 유파인 가토리신토류의 탄생 배경도 역시 따로 논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사실 철기시대의 도래와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교통의 발달은 중국이 철제 무기를 도입하는데 가장 앞장설 수 있었고,

무기의 발전과 함께 무술의 발전도 병행할 수 있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가라테(空手道)는 일본의 엄밀한 의미의 전통 무술이 아니다. 중국 권법의 영향을 받은 오키나와 무술이다.

일본 무술이 전세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일본인 특유의 시스테믹한 교육 방식과 성실함, 그리고 신비롭게 여긴 동북아시아의 문화에 대한 서양인의 욕구와 맞아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승단제도는 일본에서 시작되어 수련자를 평가하는 ‘실력’과 ‘무위(武威)’에 대한 평가 기준을 숫자로 표시한 것이다. 바둑이나 체스 이외에도 탁구도 단위를 나누는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승단제도’는 일본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중국이 80년대 세계 스포츠계에 뛰어든 시기에 편승하여 무술계에 승단제도를 도입해서 시행하고 있다.

단위가 높아질 수록 실력에 맞는 인품을 지니는 것으로 쉽게 얘기하면 쓸데없는 허튼 짓을 하지 않는 것으로 무술인의 성격에 맞춘 것이다.

돈만 주면 승단을 주는 엉터리 사조직도 많이 있지만 정부차원에서 승단제도를 올바르게 체계화시키고 있다.

중국은 국가차원에서 무술을 장려하고 있다. 중국무술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UN에서 중국을 대표하는 문화가 무엇이냐고 하자 ‘무술’이라고 했을 정도로 무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스포츠어코드에서 세계무술대회라 할 수 있는 ‘제1회 월드컴뱃게임’을  베이징에서 개최하고 나서 계속 중국에서 열자는 제안을 했을 정도다.

중국정부에서 직접 관여를 해서 승단제도를 만들고 가장 높은 단위를 9단으로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최고의 실력과 권위를 가진 9단을 50명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9단을 50명으로 제한하고 그 중에서 한명이 세상을 떠나거나 문제가 생기면 다른 실력자가 9단의 자리에 올라오는 형식을 취한다고 한다.

그런데 수많은 유파와 다양한 종목으로 나뉘어져 있는 중국무술에서 어떻게 승단을 가릴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중국은 신체를 통한 무술의 움직임에 대해서 가장 뛰어난 체계를 정리해 놓았다고 자부하고 있다.

무술표현에 대한 자세, 중심이동과 집중력에 대한 이론이 중국 무술만큼 뛰어난 것이 없다. 따라서 중국무술 초단에 응시하는 자는 정부에서 지정한 형태의 기본 기술을 충실히 읽히면 승단을 시키고 있다.

그 다음은 어떤 무술이든 무술이 갖추어야 할 기본의 틀안에서 중요하게 바라보는 균형과 중심, 그리고 집중력에 따라 단위가 올라간다고 한다.

그것은 하나의 기본 형태가 계속 형(形)으로만 이어진다면 춤사위가 되어도 상관없다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으므로, 여러 유형의 무술들을 자유롭게 선택해서 서로가 다른 형태의 무술안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게끔 하였다.

그것은 가라테나 태권도를 통해서도 중국무술 고수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일본의 검술과 유술도 중국무술 안에서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외국인 중에서 가장 뛰어난 무술인이 누구인지 10명을 선별해서 중국정부가 발표를 하려 한다는 최근 소식을 접하면서 노벨상처럼 중국이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무술고수로 선별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까 궁금해 졌다.

반듯한 자세, 기의 운용, 발경이나 합기와 같은 집중된 힘, 변화와 응용 기술등 무위(武威)의 변화된 발전은 어느 무술에서든 공통적인 배울 점이 있다.

그러나 가볍고 깊이가 없어 배울만한 가치를 찾을 수 없는 무술도 있다. 여러가지를 섞어서 편하게 종합무술이라고 하는 것도 있다.

무술은 현재의 문제가 아닌 근원적으로 접근했을때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 처음 시작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한 무술도 있다. 그것은 발전이 되기도 하지만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무술하면 중국과 일본을 제외하고는 말할 수 없다는 것도 그 안에서 배울 것이 있다는 뜻으로 이해가 되어야 한다.

중국정부가 인정하는 세계적인 무술 고수가 나타나는 것은 오랫동안 여러무술을 찾아 더 나은 선택을 하려 했던 나와 같은 무술인에게는 그 존재 자체에 큰 의미를 갖는다.

고수의 생각과 말은 일반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깊은 뜻을 갖는다.

세계적인 고수라면 최소한 무술에 대한 허튼 소리는 안할 것이다. 따라서 의미없는 것을 보고, 듣고 있기 보다는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최고수를 살피는 것이 더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2015년 8월, 소림사에서 일본 고류검술 연무에 참여한 윤준환 사무국장 영상)